
Master Sax 2025. 11. 30. 09:00
많은 초보자분들이 "소리가 얇고 힘이 없어요", "고음이 자꾸 막혀요"라는 고민을 안고 악기사를 찾아갑니다. 비싼 마우스피스나 리드로 바꾸면 소리가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담컨대, 여러분의 호흡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수백만 원짜리 악기를 가져와도 결과는 똑같을 것입니다.
색소폰은 입으로 부는 악기가 아닙니다. '배(횡격막)'의 힘으로 공기를 압축해서 밀어내는 악기입니다. 마치 자동차의 엔진이 부실하면 아무리 좋은 타이어를 끼워도 속도가 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프로 연주자들의 묵직하고 풍성한 소리(Fat Tone)의 비밀은 100% '복식호흡'에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추상적인 이론 설명은 빼고, 누구나 10분 만에 몸으로 감을 잡을 수 있는 복식호흡 3단계 실전 연습법과, 호흡을 소리로 연결하는 '압력 유지(Support)'의 핵심 노하우를 아주 상세하게 공개합니다.
1. 왜 '흉식호흡'을 하면 안 되나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특히 긴장했을 때 쉬는 숨은 대부분 '흉식호흡(가슴호흡)'입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어깨가 들썩이고 가슴 상단이 부풀어 오르는 방식이죠. 하지만 관악기 연주에서 흉식호흡은 치명적인 약점이 됩니다.
흉식호흡의 3가지 문제점
- 적은 공기량: 폐의 윗부분만 사용하기 때문에 저장할 수 있는 공기의 양이 적어 긴 프레이즈를 연주하다가 숨이 찹니다.
- 근육 경직: 숨을 쉴 때마다 어깨와 목에 힘이 들어가면 성대가 좁아져 소리가 뻣뻣하고 답답해집니다.
- 불안한 압력: 가슴 근육만으로는 공기를 일정한 압력으로 밀어내기 힘들어, 음정이 흔들리고 톤이 불안해집니다.
반면 복식호흡은 횡격막을 아래로 당겨 폐의 밑바닥 공간까지 최대로 늘리는 방식입니다. 어깨는 가만히 고정된 상태에서 배만 풍선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이렇게 해야만 많은 양의 공기를 빠르고 깊게 마실 수 있으며, 강력한 배 근육을 이용해 고음까지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습니다.
2. 누구나 성공하는 복식호흡 3단계 트레이닝
글로만 보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우리 몸은 이미 복식호흡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잠잘 때' 혹은 '화장실에서 힘을 줄 때' 복식호흡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느낌을 서 있는 상태에서 재현하는 훈련입니다.
STEP 1. 누워서 느낌 찾기 (책 올리기)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바닥이나 침대에 편안하게 대자로 누워보세요. 그리고 배꼽 위에 두꺼운 책을 한 권 올려놓습니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책을 천장 쪽으로 높이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 배를 부풀려 보세요. 이때 가슴이나 어깨는 절대 움직이면 안 됩니다. 오직 배만 움직이는 이 느낌이 완벽한 복식호흡입니다.
STEP 2. 90도 인사 자세 (옆구리 확인)
복식호흡이 앞배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횡격막이 내려가면 장기가 밀려나면서 옆구리와 뒷구리(허리)까지 팽창해야 합니다.
- 일어서서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자세를 취합니다.
- 양손을 허리 뒷부분(신장 쪽)에 얹습니다.
- 이 상태에서 입으로 숨을 깊게 마셔보세요. 앞배가 허벅지에 닿아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공기가 뒤쪽으로 가면서 잡고 있는 손이 밀려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허리가 빵빵해지는 느낌'을 기억해야 합니다.
STEP 3. 치약 짜기 원리 ( '스~' 뱉기)
숨을 마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뱉느냐'입니다. 치약 튜브의 밑동을 꽉 누르면 치약이 일정하게 나오듯, 배의 압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 숨을 가득 채워 배를 빵빵하게 만듭니다.
- 이 사이로 공기를 조금씩 내보내며 "스~~~~~" 소리를 냅니다.
- 이때 중요한 것은 부풀어 오른 배가 푹 꺼지지 않도록 밖으로 미는 힘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배가 천천히 들어가도록 근육으로 저항하면서 공기를 일정하게 뱉어내는 훈련을 하세요. (목표: 30초 이상 버티기)
3. 악기에 적용하기: '바람의 온도'를 바꿔라
호흡법을 익혔다면 이제 악기에 불어넣을 차례입니다. 여기서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이 바람의 속도와 온도입니다.

차가운 바람 (X) vs 따뜻한 바람 (O)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끌 때처럼 입술을 좁게 모으고 "후!" 하고 차갑고 빠른 바람을 불면, 색소폰 소리가 날카롭고 얇아집니다. (빈 깡통 소리)
대신,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성에를 만들 때처럼 목구멍을 활짝 열고 "하~" 하고 따뜻하고 습한 입김을 불어넣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배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이 뜨거운 공기 기둥이 악기를 통과할 때, 비로소 깊고 풍성하며 멀리 뻗어나가는 소리(Fat Tone)가 만들어집니다.
4. 자주 하는 질문 및 문제 해결 (Troubleshooting)
Q1. 연습하다 보면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러워요.
이는 뇌에 산소가 과다 공급되는 '과호흡' 현상으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리하면 쓰러질 수 있으니 어지러움을 느끼면 즉시 악기를 내려놓고 편안하게 숨을 쉬며 휴식을 취하세요. 익숙해지면 어지럼증은 사라집니다.
Q2. 숨을 많이 마셨는데도 막상 불면 숨이 모자라요.
이것은 숨을 많이 마시지 못해서가 아니라, '폐 속에 남은 나쁜 공기(잔기)를 다 뱉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컵에 물이 반쯤 차 있으면 새 물을 가득 채울 수 없듯이, 연주하기 전에 먼저 "후~" 하고 폐 속의 공기를 끝까지 짜내어 비운 뒤에 새 숨을 마셔야 합니다.
Q3. 소리가 덜덜 떨려요 (Vibrato가 아님).
복근의 힘(Support)이 부족해서 공기의 압력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윗몸일으키기나 플랭크 같은 코어 운동을 병행하면 색소폰 소리가 훨씬 단단해집니다.
마치며: 호흡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복식호흡은 연주뿐만 아니라 심신 안정과 건강에도 매우 좋은 호흡법입니다. 악기가 없더라도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혹은 TV를 볼 때 수시로 "배로 숨 쉬고 버티기"를 연습해 보세요. 일주일만 의식적으로 연습하면 무의식 중에도 복식호흡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우리의 소리를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핵심 부품, '리드(Reed) 관리법: 좋은 리드 고르는 법과 곰팡이 없이 수명 늘리는 꿀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싼 리드 버리지 않고 오래 쓰는 법, 다음 글을 꼭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