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ster Sax 2025. 11. 27. 08:00
지난 포스팅을 통해 나에게 딱 맞는 멋진 색소폰을 장만하셨나요? 반짝이는 악기를 케이스에서 꺼내 조립하고 나면, 이제 설레는 마음과 함께 막막함이 밀려올 차례입니다. "도대체 이 많은 키(Key) 중에 어디에 손가락을 올려야 하지?"
걱정하지 마세요. 색소폰은 관악기 중에서 운지법(Fingering)이 리코더와 가장 비슷하여 배우기 쉬운 악기로 꼽힙니다. 하루 30분만 투자하면 누구나 '도레미파솔'을 불 수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알토와 테너 색소폰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본자세와 기초 운지법, 그리고 초보 탈출의 지름길인 롱톤(Long-tone) 연습 루틴까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소리가 잘 안 난다면? '자세'부터 점검하세요
운지법을 배우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악기를 잡는 자세입니다. 자세가 불안정하면 호흡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소리가 답답해지고, 손가락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 키를 제대로 누를 수 없습니다.
(1) 스트랩(Strap) 길이 조절의 핵심
많은 초보자분들이 악기를 목에 걸고 손으로 들어 올려서 입에 가져갑니다. 절대 안 됩니다! 이렇게 하면 손목과 어깨에 무리가 가서 장시간 연주가 불가능합니다.
- 올바른 높이: 손을 악기에서 떼고 차렷 자세를 했을 때, 마우스피스가 정확히 내 입술 위치에 오도록 스트랩 길이를 조절해야 합니다.
- 체크 포인트: 고개를 숙이거나, 악기를 손으로 들어 올리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물 수 있어야 합니다.
(2) 엄지손가락의 역할 (지지대)
- 오른손 엄지: 악기 뒤쪽 하단에 있는 갈고리(Thumb Hook)에 걸어 악기를 앞쪽으로 살짝 밀어주는 느낌으로 무게를 지탱합니다.
- 왼손 엄지: 악기 뒤쪽 상단의 검은색 동그란 받침대(Thumb Rest)에 가볍게 올려둡니다. 바로 위에 있는 '옥타브 키(Octave Key)'를 언제든 누를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2. 왼손 운지 정복: '솔-라-시-도' (중음역)
색소폰은 왼손이 위쪽, 오른손이 아래쪽을 담당합니다. 비교적 소리가 잘 나고 운지가 쉬운 왼손 영역부터 익혀보겠습니다. (악보상의 계이름 기준입니다.)
기본 위치 (Home Position)
왼손의 검지, 중지, 약지를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하얀색 자개 버튼(Key) 위에 올려두세요. (가장 위의 작은 물방울 모양 키는 '프런트 F키'이므로 건너뛰고, 그 아래 큰 동그라미부터 잡습니다.)
- 솔 (G): 왼손 검지 + 중지 + 약지 (3개 다 누름)
- 라 (A): 왼손 검지 + 중지 (약지를 떼고 2개만 누름)
- 시 (B): 왼손 검지 (중지도 떼고 1개만 누름)
- 도 (C): 왼손 중지 하나만 누름 (검지를 떼고 중지로 바꿈)
주의할 점: '도'를 누를 때 검지를 떼지 않고 같이 누르면 소리가 나지 않거나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오직 가운데 손가락 하나만 누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3. 오른손 운지 정복: '파-미-레-도' (저음역)
이제 아래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오른손을 사용하여 관의 길이를 길게 만들면 더 낮은 소리가 납니다. 이때부터는 호흡을 좀 더 깊고 따뜻하게 불어넣어야 합니다.
- 파 (F): 왼손 '솔' 상태(3개 누름) + 오른손 검지
- 미 (E): '파' 상태 + 오른손 중지 추가
- 레 (D): '미' 상태 + 오른손 약지 추가 (총 6개 손가락 누름)
- 저음 도 (Low C): '레' 상태 +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 아래쪽 두 개 중 안쪽(넓은 쪽) 키를 누름
4. "삑!" 소리가 자꾸 나요 (리드 미스 해결법)
초보 시절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 바로 '삑사리(Squeak)'입니다. 도레미파솔을 부는데 자꾸 고음의 비명 소리가 튀어나온다면 다음 3가지를 체크해 보세요.
- 입을 너무 꽉 깨물지 않았나요?
아랫입술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리드를 짓누르면 리드가 떨리지 못해 삑 소리가 납니다. 입술 양옆(에조)에 힘을 주고 위아래는 '오~' 하는 느낌으로 공간을 열어주세요. - 손가락이 덜 닫혔나요?
특히 '레'나 '미' 같은 저음으로 갈 때, 손가락에 힘이 빠져 키가 1mm라도 열려 있으면 바로 뒤집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손가락 끝이 아닌 마디 전체로 컵을 쥐듯 꾹 눌러주세요. - 볼이 빵빵해지나요?
바람을 불 때 볼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면 압력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볼 근육을 단단히 잡아주세요.
5. 첫 연습의 국룰: 롱톤(Long-Tone) 10분 루틴
운지법을 알았다고 해서 바로 노래(반주기)를 연주하려 하면 나쁜 습관이 듭니다. 프로 연주자들도 매일 하는 것이 바로 '롱톤(한 음 길게 불기)' 연습입니다. 이것이 좋은 톤을 만드는 유일한 비결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롱톤 연습법
- 가장 편안한 '솔(G)' 음으로 시작합니다.
- 스마트폰 메트로놈을 60(1초에 1박)에 맞춥니다.
-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4박자 동안 흔들림 없이 "투~~~~" 하고 붑니다.
- 소리의 크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아야 합니다.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게 유지)
- '솔'이 잘 되면 '솔-라-시-도'로 올라가 보고, '솔-파-미-레-도'로 내려가 봅니다.
마치며: 손가락보다는 '귀'를 믿으세요
처음에는 손가락 번호를 외우느라 정신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만 꾸준히 잡으면 손가락은 저절로 움직이게 됩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내는 소리가 듣기 좋은가?'를 계속 귀로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오늘 알려드린 '중음 도'부터 '저음 도'까지의 스케일 연습만 매일 20분씩 투자해 보세요. 일주일 뒤면 소리의 깊이가 달라질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혀를 이용해 소리의 시작을 명확하게 해주는 '텅잉(Tonguing)' 기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즐거운 연습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