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큰 스트레스다. 이사 일정은 다가오고, 새로운 보금자리 계약 등 실무 절차가 이어지다 보면 현금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때 임차인은 불안에 빠지기보다, 법이 보장하는 권리 보호 절차를 단계별로 진행해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임대차 종료 사실을 명확히 기록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음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다. 이는 이후 어떤 절차를 밟더라도 핵심 기준이 된다.
종료 시점은 보통 아래 중 하나다.
- 계약 만기 도래
- 갱신 거절 의사 표시(만기 2~6개월 이전)
- 임대인·임차인 합의해지
특히 갱신 거절 의사표시가 중요한데, 보통 문자 메시지, 이메일, 내용증명 등으로 진행하며 가능하면 증거가 남는 형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종료가 명확해져야 보증금 반환 청구와 권리보호 절차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종료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확보해 두는 것이 출발점이다.
2 보증금 미반환 증빙 확보
보증금이 실제로 반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정리하는 단계다. 이때 중요한 점은 반드시 전액 미반환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일부만 지급된 경우라도 잔액이 남아 있으면 분쟁 가능성이 존재하며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증빙 자료는 다음과 같다.
- 통장 내역(입금 여부 확인)
- 임대인과의 대화 기록(문자·통화 녹취)
- 정산 내역표(잔액 금액 표시)
- 보증금 지급 약속 날짜가 드러나는 내역
실무에서 임대인은 “조금 더 기다려 달라”, “새 세입자 들어오면 바로 준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말만으로 법적 보호를 받기는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인 금융 내역과 대화 기록을 중심으로 미반환 상태를 남기는 것이 핵심이다.
3 권리 유지 조치
주거지를 이전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임차인이 놓치는 것은 “전출을 하는 순간 권리가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때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 임차권등기명령이다. 이는 임차인이 집을 비워도 종전의 전입·확정일자를 기반으로 한 우선변제권을 유지하게 해주는 절차다.
한 번 등기가 잡히면 경매·공매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보증금 배당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수천만 원대 손실을 줄여주므로 실제 현장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실제 사례에서도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뒤 전출한 상황에서도 대항력 유지 덕분에 배당 절차에서 보증금을 상당 부분 회수한 경우가 많다.
4 후속 이사·회수 흐름
권리를 유지한 뒤에는 이사 일정과 보증금 회수 전략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전출이 끝났다고 해서 절차가 마무리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보증금을 회수하는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임대인과의 합의 반환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후 청구
- 강제집행(판결문 조건)
- 경매 배당요구
중요한 포인트는 배당요구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기한을 놓치면 배당에 참여하지 못해 회수 금액이 현격히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보증금을 전액 수령하면 임차권등기 말소 절차를 등기소에 신청해 마무리해야 한다. 이를 해두지 않으면 향후 해당 부동산 매도 과정에서 분쟁이 생기거나 불필요한 확인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전세 만기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임차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핵심 절차를 종료 확인 → 미반환 기록 → 권리 유지 → 후속 조치 네 단계로 정리했다. 각 단계의 서류와 흐름을 알고 대비하면 시간·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